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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손/송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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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회 작성일 2025-05-11 07:54: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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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송경동

버스 기다리는 척 벼룩시장이나 교차로를 슬쩍 뽑던 손
무담보 신용대출 854-2514 전봇대에 붙은 번호표를 뜯던 손
전철이나 버스 손잡이를 잡지 않던 손
악수하기를 꺼리던 손
손톱 밑에 검은 때가 끼어 있던 손
괭이가 박혀 있던 손

어이, 하며 저쪽 철골 위에서 환하게 흔들던 손
야, 인마 하며 반가워 손아귀를 꽉 쥐면 얼얼하던 손
H빔 위에서 떨어질 뻔한 내 등을 꼭 붙잡아주던 그 손

 - 『꿀잠』(삶이보이는창,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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