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 북상골/신대철
페이지 정보
본문
북상골/신대철
사람 하나 살지 않는 북상골이
복사꽃 환한 골이었다는군요.
뒤돌아볼 데 없이
사람 막히고 길 막힌 이들
야밤에 아이 업고 보따리 이고
갈 수 있는 데까지 걸어 들어간 곳
복사꽃 햇빛에 복사꽃 새소리
그곳이 화전민 마을이었다는군요.
물 굽이굽이 돌아가는 곳
그 어디에 세상이 붙어 있든
잊으려고 불 지르고
잊으려고 화전 일구고
아이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목청 석총 꿈꾸다
침과 나뭇가루와 허공으로 접착된
빈 벌집 같은 꿈속으로 들어가
돌아 나오는 길 지워버린 이들
복사꽃 햇빛에 복사꽃 새소리 남기고
소리 없이 땅바닥에 스민 움막들.
그 꿈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북상골 화전민을 찾을 수 없다는군요.
- 『극지의 새』(빗방울화석, 2018)
사람 하나 살지 않는 북상골이
복사꽃 환한 골이었다는군요.
뒤돌아볼 데 없이
사람 막히고 길 막힌 이들
야밤에 아이 업고 보따리 이고
갈 수 있는 데까지 걸어 들어간 곳
복사꽃 햇빛에 복사꽃 새소리
그곳이 화전민 마을이었다는군요.
물 굽이굽이 돌아가는 곳
그 어디에 세상이 붙어 있든
잊으려고 불 지르고
잊으려고 화전 일구고
아이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목청 석총 꿈꾸다
침과 나뭇가루와 허공으로 접착된
빈 벌집 같은 꿈속으로 들어가
돌아 나오는 길 지워버린 이들
복사꽃 햇빛에 복사꽃 새소리 남기고
소리 없이 땅바닥에 스민 움막들.
그 꿈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북상골 화전민을 찾을 수 없다는군요.
- 『극지의 새』(빗방울화석, 201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