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 천장호수 1/신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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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호수 1/신대철
길 잠겨가고 둑 높아진 뒤 칠갑산 골안개 품에 넣고 야밤에 고개 넘은 이웃들, 벼루장이 되려고 청라로 들어간 이 석공이 되어 돌아오고 맨몸으로 집을 나간 이 덤프 트럭 몰고 와 잠시 고개 위에 머물러 있다, 물 밑바닥 산모퉁이 돌아 논밭 사잇길로 쌀 몇 되 꾸어오는 소년과 한강 하류를 전전하다 허리만 굽은 노인이 얼어붙은 수면에서 우연히 얼굴 마주치고 떨고 있는 저녁, 흩날리는 눈발을 내려다볼 뿐 아무도 호수 위를 걷지 않는다.
-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창비, 2005)
길 잠겨가고 둑 높아진 뒤 칠갑산 골안개 품에 넣고 야밤에 고개 넘은 이웃들, 벼루장이 되려고 청라로 들어간 이 석공이 되어 돌아오고 맨몸으로 집을 나간 이 덤프 트럭 몰고 와 잠시 고개 위에 머물러 있다, 물 밑바닥 산모퉁이 돌아 논밭 사잇길로 쌀 몇 되 꾸어오는 소년과 한강 하류를 전전하다 허리만 굽은 노인이 얼어붙은 수면에서 우연히 얼굴 마주치고 떨고 있는 저녁, 흩날리는 눈발을 내려다볼 뿐 아무도 호수 위를 걷지 않는다.
-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창비,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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