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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장항선/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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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8회 작성일 2025-04-06 22:19:5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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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선/신경림

자리를 내주었더니 보따리에서
찐 고구마를 내 놓는다
할머니는 시집간 막내한테 갔다 오는 길이다
풍금 잘 타고 뜀박질 잘하는
소학교 선생 노릇하는 딸년
자꾸만 눈에 밟혀

기차는 사과밭 감밭 사이를 달리고
갯비린내 뒤덮인 정거장에서마다
얘기보따리들을 한아름씩 안은
할머니들을 태운다
그리하여 서부역에 닿은 장항선 밤차는
갯마을처럼 끈끈하고 너절한 얘기들을
온 서울 장안에 뿌려놓는다

- 신경림, 『갈대』(솔,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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