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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별 가족/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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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9회 작성일 2025-04-06 21:52:3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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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가족/복효근

늦은 밤
정령치 밤하늘에 서면
별들이 바로 머리 위까지 내려와
도랑물 소리를 내며 흘러내렸다
내가 조금만 키가 더 컸거나
까치발을 딛었다면 또는
선혜를 목마 태우고
그 별들을 땄더라면 충분히
한 시간에 닷 말은 땄을 것이다
그러나
별빛이 하도 시리기도 하고
부시기도 하여 게다가
아침이 오기 전에
제자리에 갖다가 붙여놓을 일이 까마득하여
아내와 두 딸과 나와는
별의 흉내를 내어
어둠 속에서 다만
서로에게 반짝여 보이기만 하는 것이었다

- 복효근, 『목련꽃 브라자』(천년의시작,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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