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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칠환] 제주기행 1/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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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9회 작성일 2025-05-16 11:36: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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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기행 1/반칠환
  ― 주상절리에서

주상절리 입구에서
소라와 해삼을 팔고 있는
해녀 할머니는
주상절리에서 나서
주상절리로 시집와서
이마에 주상절리가 새겨지도록
물질을 해 왔다고
젊은 날 당신과 할아버지 두 섬 사이에도
만경창파가 일었지만
이제는 갈수록 사이가 좋아진다고
오 남매 자식들 훌륭히 공부시켰지만
손주들 용돈 주려고
소라와 해삼을 판다고
팔다가 남으면 도로
바다에 넣어 둔다고
불거진 손매듭이 뿔소라 같은,
파도에 지문이 씻겨간 두 손을
꼬옥 잡아드리며 나, 중얼거렸네

오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왜 이리 많을까

- 『전쟁광 보호구역』(지혜,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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