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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학생부군과 밥상/박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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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9회 작성일 2025-04-16 09:01: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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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군과 밥상/박남준

녹두빈대떡 참 좋아하셨지
메밀묵도 만두국도
일년에 한 두어 번 명절상에 오르면
손길 잦았던 어느 것 하나
차리지 못했네
배추된장국과 김치와 동치미
흰 쌀밥에 녹차 한 잔
내 올해는 무슨 생각 들어
당신 돌아가신 정월 초사흘
아침밥상 겸상으로 보는가
아들의 밥그릇 다 비워지도록
아버지의 밥그릇 그대로 남네
제가 좀 덜어 먹을게요
얘야 한 번은 정이 없단다
한 술 두 술 세 숟갈
학생부군 아버지의 밥그릇
아들의 몸에 다 들어오네
아들의 몸에 다 비우고 가시네

- 『적막』(창비,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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