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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라연] Love/박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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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2회 작성일 2025-04-15 07:52: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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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박라연

어디선가
대왕호랑나비 한 마리 날아와
비쩍 마른 채송화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다 어른 손바닥만 한
초면인, 저 대왕호랑나비와 나는
무슨 인연일까

주소는 누구에게 물어 찾아온 걸까
나비 다녀간 기억만으로 채송화는
가을 내내 베란다 가득
눈부신 채송화 왕국을 펼쳐내고 있다
잠시 어루만져준다는 것이
세상을 저토록 눈물겹게 닦아주다니
살 오르게 하다니
내 중얼거림의 발치로 꽈리 모양의
꽃씨 주머니가 떨어졌다
주머니를 열어보니 까만 씨알마다
하트가 새겨져 있다

 - 『빛의 사서함』(문학과지성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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