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리] 성자의 집/박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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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의 집/박규리
눈보라 속 혹한에 떠는 반달이*가 안쓰러워
스님 목도리 목에 둘러주고 방에 들어와도
문풍지 웅웅 떠는 바람소리에 또 가슴이 아파
거적때기 씌운 작은 집 살며시 들쳐 보니
제가 기른 고양이 네 마리 다 들여놓고
저는 겨우 머리만 처박고 떨며 잔다
이 세상 외로운 목숨들은 넝마의 집마저 나누어 잠드는구나
오체투지 한껏 웅크린 꼬리 위로 하얀 눈이 이불처럼 소복하다
* 절에서 키우는 잡종개의 이름.
- 박규리,『이 환장할 봄날에』(창비, 2004)
눈보라 속 혹한에 떠는 반달이*가 안쓰러워
스님 목도리 목에 둘러주고 방에 들어와도
문풍지 웅웅 떠는 바람소리에 또 가슴이 아파
거적때기 씌운 작은 집 살며시 들쳐 보니
제가 기른 고양이 네 마리 다 들여놓고
저는 겨우 머리만 처박고 떨며 잔다
이 세상 외로운 목숨들은 넝마의 집마저 나누어 잠드는구나
오체투지 한껏 웅크린 꼬리 위로 하얀 눈이 이불처럼 소복하다
* 절에서 키우는 잡종개의 이름.
- 박규리,『이 환장할 봄날에』(창비,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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