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술마시는 남자를 위하여/문정희
페이지 정보
본문
술마시는 남자를 위하여/문정희
- 백수광부에게 보내는 연서
늘 먼 곳만 바라보는 사나이
슬픈 노을만 그리워하는 사람
아침부터 술로 온가슴 불지르고
따습고 편한 것은 모두 버리고
흰 머리칼 강 바람에 허위허위 날리며
끝 모를 수심 속으로 빠져 들었네
바람의 혼에서 태어났는가
귀밑머리 풀고 만난
아내의 손목조차 견디지 못해
광풍에 덜미 잡혀 떠도는
백수광부, 고조선 땅 내 애인이여
오늘 서울 어느 골목에서 다시 만나
황홀한 몰락에 동행하고 싶구나
강 건너 그대 아내 땅을 치고 울더라도
눈부신 노을 함께 삼키고 싶구나
- 『남자를 위하여』(민음사, 1996)
- 백수광부에게 보내는 연서
늘 먼 곳만 바라보는 사나이
슬픈 노을만 그리워하는 사람
아침부터 술로 온가슴 불지르고
따습고 편한 것은 모두 버리고
흰 머리칼 강 바람에 허위허위 날리며
끝 모를 수심 속으로 빠져 들었네
바람의 혼에서 태어났는가
귀밑머리 풀고 만난
아내의 손목조차 견디지 못해
광풍에 덜미 잡혀 떠도는
백수광부, 고조선 땅 내 애인이여
오늘 서울 어느 골목에서 다시 만나
황홀한 몰락에 동행하고 싶구나
강 건너 그대 아내 땅을 치고 울더라도
눈부신 노을 함께 삼키고 싶구나
- 『남자를 위하여』(민음사, 199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