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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미] 바람 나그네/문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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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회 작성일 2025-04-30 16:13: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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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나그네/문현미

바람결에 언뜻,
눈물 없는 소리 울음을 들은 적 있는가

흩어졌다 다시 몰려 쌓이는
수천 겹 바람의 지층
얼마나 가파른 어둠의 협곡을 넘어왔을까

쏴아ㅡ 쏴아ㅡ 아우성치며 온몸으로 휘몰아 가는
선천성 유목의 날개 아래
사무치게 날카로운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있는 듯 없는 듯 허공의 벼랑을 오르내리며
투명의 눈동자를 수직으로 지향하는

무한 공중의 거대한 자유여, 힘이여

무게가 무게로 느껴지지 않는 속도로
화엄 산맥을 넘나드는
천의 얼굴을 지닌
무소유

 -『아버지의 만물상 트럭』(시와시학,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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