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봉숭아꽃/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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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꽃/민영
내 나이
오십이 되기까지 어머니는
내 새끼손가락에
봉숭아를 들여주셨다.
꽃보다 붉은 그 노을이
아들 몸에 지필지도 모르는
사악한 것을 물리쳐준다고
봉숭아물을 들여주셨다.
봉숭아야 봉숭아야,
장마 그치고 울타리 밑에
초롱불 밝힌 봉숭아야!
무덤에 누워서도 자식 걱정에
마른 풀이 자라는
어머니는 지금 용인에 계시단다.
- 『流沙를 바라보며』(창작과비평사, 1996)
내 나이
오십이 되기까지 어머니는
내 새끼손가락에
봉숭아를 들여주셨다.
꽃보다 붉은 그 노을이
아들 몸에 지필지도 모르는
사악한 것을 물리쳐준다고
봉숭아물을 들여주셨다.
봉숭아야 봉숭아야,
장마 그치고 울타리 밑에
초롱불 밝힌 봉숭아야!
무덤에 누워서도 자식 걱정에
마른 풀이 자라는
어머니는 지금 용인에 계시단다.
- 『流沙를 바라보며』(창작과비평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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