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수] 해녀/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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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문인수
아흔 고개 바라보는 저 할머니
오늘도 물질 들어가신다. 좀더 걸어들어가지 않고
무릎께가 물결에 건들리자 그 자리에서 철벅,
엎드려버리신다. 물밑 미끄러운 너덜을 딛자니 자꾸
관절이 시큰거려
얼른 안겨
편하게 헤엄쳐 가시는 것이겠다.
만만한 바다, 휘파람 때마다 길게 생기는 것이 바로 저 생생한 수평선이다. 넘어, 넘어가야 하리,
저 너머가 어디냐.
말라붙은 가슴이 다시 커다랗게 부푼 걸까, 부레여.
할머니, 일평생 진화를 거듭하셨다.
- 『적막 소리』(창비, 2012)
아흔 고개 바라보는 저 할머니
오늘도 물질 들어가신다. 좀더 걸어들어가지 않고
무릎께가 물결에 건들리자 그 자리에서 철벅,
엎드려버리신다. 물밑 미끄러운 너덜을 딛자니 자꾸
관절이 시큰거려
얼른 안겨
편하게 헤엄쳐 가시는 것이겠다.
만만한 바다, 휘파람 때마다 길게 생기는 것이 바로 저 생생한 수평선이다. 넘어, 넘어가야 하리,
저 너머가 어디냐.
말라붙은 가슴이 다시 커다랗게 부푼 걸까, 부레여.
할머니, 일평생 진화를 거듭하셨다.
- 『적막 소리』(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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