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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흔들리는 무덤/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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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5회 작성일 2025-04-16 10:25:5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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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무덤/문인수

가슴에다 실제로 깊은 구덩이를 파는 모양이다
그러기 위해 내 친구의 아내는 단단하게, 더 단단하게 웅크리는 것인지
전신이 무슨 마개 같다. 그 무엇이
목구멍 이상 올라오지 못하도록,
얼굴 시뻘겋게 달도록 틀어막는 중이다. 저 짐승 같은 슬픔, 가두려 들다니…… 수억만 톤
수압이 걸리는 거다. 캄캄한 물의 힘!
오랜 굴착이다. 지축을 건드리기라도 한 것일까. 아무래도 흔들리고, 아무래도 미미한 소리가 얼비친다. 서른 살, 미장가에 죽은 자식
지금 불에 놓아보내지만
저 작은 몸에다 억눌러, 억눌러 심는 모양이다.

 - 『배꼽』(창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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