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겨울비 대흥사/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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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대흥사/류근
겨울 대흥사에 갔습니다 작년의 겨울나무, 재작년의 겨울나무, 가만히 아무것도 아닌 나무들이 비탈에 기대어 흐려진 내 이마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빗소리 까마득히 고요해서 당신 이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작부 하나 깨워서, 저녁 연기 푸르른 마을로 가 살림 나고 싶었습니다 땅끝은 아직 먼 길이었으나 동백꽃 봉오리마다 짐짓 새 전생이 지펴지고 있었습니다
- 『어떻게든 이별』(문학과지성사, 2016)
겨울 대흥사에 갔습니다 작년의 겨울나무, 재작년의 겨울나무, 가만히 아무것도 아닌 나무들이 비탈에 기대어 흐려진 내 이마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빗소리 까마득히 고요해서 당신 이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작부 하나 깨워서, 저녁 연기 푸르른 마을로 가 살림 나고 싶었습니다 땅끝은 아직 먼 길이었으나 동백꽃 봉오리마다 짐짓 새 전생이 지펴지고 있었습니다
- 『어떻게든 이별』(문학과지성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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