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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길2/허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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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1회 작성일 2025-04-06 20:20: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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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2/허형만

그동안 내가 걸어온 길에는 언제나
세월이라 부르기도 미안한
참 오랜 세월이
눈에 보이지 않게 번개를 품고
숨죽이며 엎드려 있느니,
누가 생生을 상처라 했던가
살면서 상처 없는 생生은 없느니,
그동안 내가 걸어온 길에는 언제나
세월을 한 번도 거스른 적 없는
해와 달의 발자국이 스며 있어
생生의 상처마다 돋는 가시를
심장 속에 다독이며 살아가지만
때로는, 번쩍! 한 번 용틀임하면
야생의 초록덩굴뱀처럼 벌떡 일어설
생生은 그렇게 간절하기 그지없느니,

 - 허형만,『가벼운 빗방울』(작가세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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