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순례] 문병 가자/함순례
페이지 정보
본문
문병 가자/함순례
한 선배는 죽고, 한 선배는 늙었다
아프지 않은 세상으로 떠난 선배는 환하게 웃고 있고 늙은 선배는 가슴뼈 드러내며 울고 있다 몸이 곯아 먼저 간 녀석도 아프고 그냥저냥 버티고 있는 놈들을 봐도 아프다, 늙어가는 선배를 경청한다 누군가 떠나고 나서야 우르르 상가에 모이는 신발들은 깃발 여행처럼 창백하다 생전의 밥 한 끼가 얼마나 참한 배웅인가
조문은 너무 늦은 안부
차가운 안부, 꽃그늘 어질어질한 봄밤을 견디고 있다
- 『혹시나』(도서출판 삶창, 2013)
한 선배는 죽고, 한 선배는 늙었다
아프지 않은 세상으로 떠난 선배는 환하게 웃고 있고 늙은 선배는 가슴뼈 드러내며 울고 있다 몸이 곯아 먼저 간 녀석도 아프고 그냥저냥 버티고 있는 놈들을 봐도 아프다, 늙어가는 선배를 경청한다 누군가 떠나고 나서야 우르르 상가에 모이는 신발들은 깃발 여행처럼 창백하다 생전의 밥 한 끼가 얼마나 참한 배웅인가
조문은 너무 늦은 안부
차가운 안부, 꽃그늘 어질어질한 봄밤을 견디고 있다
- 『혹시나』(도서출판 삶창, 201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