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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송년회/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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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2회 작성일 2025-04-18 21:51:2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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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황인숙

칠순 여인네가 환갑내기 여인네한테 말했다지
"환갑이면 뭘 입어도 예쁠 때야!"
그 얘기를 들려주며 들으며
오십대 우리들 깔깔 웃었다

나는 왜 항상
늙은 기분으로 살았을까
마흔에도 그랬고 서른에도 그랬다
그게 내가 살아본
가장 많은 나이라서

지금은, 내가 살아갈
가장 적은 나이
이런 생각, 노년의 몰약 아님
간명한 이치

내 척추는 아주 곧고
생각 또한 그렇다 (아마도)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문학과지성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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