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관] 새해 아침에/황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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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황규관
이런 날에는 밝은 덕담을 나누며
이뤄야 할 것과
가져야 할 것과
빛이 나는 것을 한 아름
안겨줘야 하는 걸 잘 안다
부디 이런 날에는 복을 가까이 앉히고
피해야 할 것과
잊어야 할 것과
어두컴컴한 것은 한 묶음
문밖 모르는 이야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나는 오래 들어왔다
창밖 마른 가지를 보며
곧 다가올 봄과
끝나지 않은 목숨과
찬바람을 한 아름 받아들여
마음을 밝혀야 하는 까닭도
어젯밤을 세워 새겼으나
어느새 고난에 익숙해진 나는,
복과 성공과 빛남을 모르겠다
뼈저린 시간과 타락과 오류가 남긴 흉터만
변함없이 끓고 있다
좀 더 가야 할 참극만 남아 있다
오, 신음 같은 사랑이 울먹이고 있다
- 『태풍을 기다리는 시간』(실천문학사, 2011)
이런 날에는 밝은 덕담을 나누며
이뤄야 할 것과
가져야 할 것과
빛이 나는 것을 한 아름
안겨줘야 하는 걸 잘 안다
부디 이런 날에는 복을 가까이 앉히고
피해야 할 것과
잊어야 할 것과
어두컴컴한 것은 한 묶음
문밖 모르는 이야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나는 오래 들어왔다
창밖 마른 가지를 보며
곧 다가올 봄과
끝나지 않은 목숨과
찬바람을 한 아름 받아들여
마음을 밝혀야 하는 까닭도
어젯밤을 세워 새겼으나
어느새 고난에 익숙해진 나는,
복과 성공과 빛남을 모르겠다
뼈저린 시간과 타락과 오류가 남긴 흉터만
변함없이 끓고 있다
좀 더 가야 할 참극만 남아 있다
오, 신음 같은 사랑이 울먹이고 있다
- 『태풍을 기다리는 시간』(실천문학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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