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 토종닭집 감나무/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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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닭집 감나무/고영
늙은 감나무 한 그루에
얹혀사는 것들이 왜 저리 많은가
금대계곡 입구 토종닭집
가로등 전깃줄이
감나무 숨통을 조르고 있다
밑동에 쌓인 까만 비닐봉지 속
목 잘린 닭대가리들이
몸을 찾아 아우성치고 있다
감나무 꼭대기에 걸린
다 익은 감들마저 떠나지 않고
단물을 우려먹고 있다
도무지 말을 들어먹지 않는,
삭정이들을 끌고 굽어가는 감나무에
새들도 날아와 앉지 않는다
-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문학세계사, 2009)
늙은 감나무 한 그루에
얹혀사는 것들이 왜 저리 많은가
금대계곡 입구 토종닭집
가로등 전깃줄이
감나무 숨통을 조르고 있다
밑동에 쌓인 까만 비닐봉지 속
목 잘린 닭대가리들이
몸을 찾아 아우성치고 있다
감나무 꼭대기에 걸린
다 익은 감들마저 떠나지 않고
단물을 우려먹고 있다
도무지 말을 들어먹지 않는,
삭정이들을 끌고 굽어가는 감나무에
새들도 날아와 앉지 않는다
-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문학세계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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