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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해] 가족/김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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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회 작성일 2025-05-18 09:35:5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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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김종해

천마산 눈썹 아래
초장동 산비탈이 있고
천마산 코딱지 같은 우리집이 있고
충무동 푸른 바다가 있고
새벽별을 보며 생선도가로 내려가는
이모 집이 있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소리치는
외삼촌 집이 있다
이른 새벽부터 우리 집에 와서
해장술에 취한 천마산은
어머니에게 술국을 더 달라 한다
아버지와 형은 말없이
절구에 떡을 치고
누나와 나는 맷돌을 돌린다
콩나물시루에 물 주는 아우가
손을 놓을 때쯤
누더기 같은 우리의 희망이
빨랫줄에 펄럭일 때쯤
천마산은 바람과 안개를 거느리고
넌지시 산을 오른다

-  ​『별똥별』(문학세계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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