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나비 두 마리/김광규
페이지 정보
본문
나비 두 마리/김광규
빨래 말미도 없이
한 달 내내 쏟아지는 장맛비에
주황색 능소화
아깝게 뚝뚝 떨어졌다
검은 구름 동쪽으로 몰려가며 겨우
앞산의 모습 나타나고 잠시
비가 멎었을 때
그동안 어디 숨어 있었니 하얀
나비 두 마리
안쓰럽게 나풀나풀
잡초 우거진 채마밭으로 날아간다
장마철에 잘못 태어나
축축하지 않니
해도 못 보고
꽃도 못 보고
금방 땅으로 떨어질 듯
서투르게 나풀나풀 날아가는
하얀 나비 두 마리
풋사랑 이루지 못하고 비 맞으며
사라지는 어린 영혼들인가
- 『오른손이 아픈 날』(문학과지성사, 2016)
빨래 말미도 없이
한 달 내내 쏟아지는 장맛비에
주황색 능소화
아깝게 뚝뚝 떨어졌다
검은 구름 동쪽으로 몰려가며 겨우
앞산의 모습 나타나고 잠시
비가 멎었을 때
그동안 어디 숨어 있었니 하얀
나비 두 마리
안쓰럽게 나풀나풀
잡초 우거진 채마밭으로 날아간다
장마철에 잘못 태어나
축축하지 않니
해도 못 보고
꽃도 못 보고
금방 땅으로 떨어질 듯
서투르게 나풀나풀 날아가는
하얀 나비 두 마리
풋사랑 이루지 못하고 비 맞으며
사라지는 어린 영혼들인가
- 『오른손이 아픈 날』(문학과지성사, 201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