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뿌리의 기억/김광규
페이지 정보
본문
뿌리의 기억/김광규
땅속이 캄캄해 너무나
답답해 견딜 수 없어
저 굵은 소나무 뿌리들
슬며시 땅 밖으로 다리를
내밀었을까 처음 보는 햇빛
눈부셔 움찔 멈추는 순간 그대로
우불꾸불 굳어 버렸을까 아니면
땅 밖으로 가출한 뿌리들
땅속으로 다시 불러들이기를
저 늙은 소나무가 잊어버린 것일까
등산객들에게 밟혀 반들반들
닳아버린 소나무 뿌리들
땅 위의 가벼움 참을 수 없어
끝내 땅속으로 되돌아가버린
뿌리들의 사춘기가 잠깐 땅 위의
기억으로 남은 듯
- 『하루 또 하루』(문학과지성사, 2011)
땅속이 캄캄해 너무나
답답해 견딜 수 없어
저 굵은 소나무 뿌리들
슬며시 땅 밖으로 다리를
내밀었을까 처음 보는 햇빛
눈부셔 움찔 멈추는 순간 그대로
우불꾸불 굳어 버렸을까 아니면
땅 밖으로 가출한 뿌리들
땅속으로 다시 불러들이기를
저 늙은 소나무가 잊어버린 것일까
등산객들에게 밟혀 반들반들
닳아버린 소나무 뿌리들
땅 위의 가벼움 참을 수 없어
끝내 땅속으로 되돌아가버린
뿌리들의 사춘기가 잠깐 땅 위의
기억으로 남은 듯
- 『하루 또 하루』(문학과지성사, 201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