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서귀포는 '진'이 누나를 생각나게 한다/김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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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는 '진'이 누나를 생각나게 한다/김영남
누나라는 말 속에는
밭이 있고, 언덕이 있고, 돌담이 있습니다.
그러한 풍경 속에는 또
서귀포라는 아름다운 항구가 있습니다.
오늘 나는 서귀포의 돌담길을 거닐다가
누나라는 말에 너무나 어울리는 풍경이다 싶어
누나! 하고 한번 불러봤습니다.
내게 없는 누나가
저 돌담의 오렌지 밭 한가운데서 오렌지를 따다가
광주리를 팽개치고 달려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봤지요.
그러면 내 누나는 밭가에서
놀란 눈으로 나의 가방을 받아들겠지요?
네 색시는? 네 아들은? 아버님은? 하며
뒤가 없는 질문도 연방 던져오겠지요?
그러다가 눈 주위가 갑자기 붉은 귤밭이 될 누나.
지금 서귀포의 전망 좋은 찻집에 앉아서
그런 누나를 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아니,
서귀포의 골목, 돌담, 오렌지 밭이 내게
그런 누나를 한없이 생각나게 하고 있습니다.
누나가 얼마나 아름답고 포근한 섬인지도.
- 『모슬포 사랑』(문학동네, 2001)
누나라는 말 속에는
밭이 있고, 언덕이 있고, 돌담이 있습니다.
그러한 풍경 속에는 또
서귀포라는 아름다운 항구가 있습니다.
오늘 나는 서귀포의 돌담길을 거닐다가
누나라는 말에 너무나 어울리는 풍경이다 싶어
누나! 하고 한번 불러봤습니다.
내게 없는 누나가
저 돌담의 오렌지 밭 한가운데서 오렌지를 따다가
광주리를 팽개치고 달려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봤지요.
그러면 내 누나는 밭가에서
놀란 눈으로 나의 가방을 받아들겠지요?
네 색시는? 네 아들은? 아버님은? 하며
뒤가 없는 질문도 연방 던져오겠지요?
그러다가 눈 주위가 갑자기 붉은 귤밭이 될 누나.
지금 서귀포의 전망 좋은 찻집에 앉아서
그런 누나를 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아니,
서귀포의 골목, 돌담, 오렌지 밭이 내게
그런 누나를 한없이 생각나게 하고 있습니다.
누나가 얼마나 아름답고 포근한 섬인지도.
- 『모슬포 사랑』(문학동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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