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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겨울비/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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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9회 작성일 2025-04-06 21:32:3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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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김선태

이렇게 떨리는 손끝으로
그대의 야윈 어깨를 두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차고 맑은 목소리로
먼 곳에 있는 그대를 부르고 싶었습니다.

지금 세상은 눈으로 덮이고
들판 위로 바람은 끝없이 헤어지는데
모든 죽어가는 것들의 기억을 일깨우며
이렇게 때 아닌 눈물로
세상에 내리고 싶었습니다.

이제 모든 길은 지워지고
이미 떠나버린 그대
오래도록 돌아올 수 없음을 알아
빈 호주머니 속 남은 손 시린 사랑을 만지작거리며
이렇게 잠든 세상의 끝에서
언제까지나 그대를 기다리고 싶었습니다.
 
- 김선태, 『한 사람이 다녀갔다』(천년의시작,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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