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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소년의 달리기/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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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운동장을 달렸다
슬아가 좋아하는 그 가수처럼 나도
근육이 좀 있어 줘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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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하는 내 모습이 멋있어 보이는지
달이 자꾸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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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천천히 걸으면 생글생글
빨리 달리면 방글방글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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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아도 달처럼 날 좋아하면 좋을 텐데
체육시간에 내가 암만 멋지게 달려도
슬아는 나를 본 척 만 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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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좋아해 주는 달님아, 고맙긴 한데
슬아한테 가서 내 마음 좀 전해 주라
난 너보다 슬아가 천배는 더 좋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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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우, 『아무것도 안 하는 날』(도서출판 다비,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