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림] 훌륭한 아침이 아니냐?/김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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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아침이 아니냐?/김기림
창백한 하늘 아래
전야(戰野)는 회색이다.
독와사(毒瓦斯)의 화끈한 입김이 휩쓸고 간다.
해골과 같이 메마른 공기가 질식한다.
바람에 휘날려
하수도의 물 위에 떠내려가는 캘린더 한 장 잘 가거라
말괄량이 1930년
강변의 도살장
날카로운 채찍이 빽빽한 공기를 찢는다.
동물들은 그 아래서 자기의 번을 기다리는 짧은 동안을 뼈다귀를 다투며 소일한다.
(오―영광이 있어라. 인류에게)
어느새 밤이 가고
먼 회색의 지평선을
붉은 웃음으로써 채우며 오는 거은 누구냐?
오―새벽이다. 새해다.
그는 비둘기와 장미와 푸른 날개와
그러한 선물을 한 수레 가득히 실은 마차를 끌고
산마루턱을 넘어온다.
보기 싫은 실망과 비관 아름다운 고양이들
너희들은 내 품에서 떠나거라. 미지근한 잠자리에나 박혀 있어라.
기름과 먼지와 피투성인
아름답다는 지나간 날은
붙잡아 목을 비틀어
차라리 페치카에 집어넣자.
쟝……
총 끝의 볼미를 닦는 일에 싫증이 난다고 하였지.
너의 참호는 너무나 어둡다.
어서 뛰어나와서 폴의 손을 잡아 주어라.
프랭크
저 자식은 산고모(山高帽)*를 둘러쓰고 조개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겠지.
이 후버의 팬
어서 너의 유리 진주의 바구닐랑 바다에 집어던지고 들로 나오렴
순이
너는 훌륭히 빛나는 살결을 가지고 있구나.
벗어 버리려무나 그런 인조견 양말은……
방금 그랜드 오르간인 푸른 바다가
뿡뿡을 시작했다.
들로 나와서 너희들은 손을 잡아라.
초하룻날은 수정의 바다다.
새벽의 별들이 주책없이 흘리고 간
흰 눈의 벨벳 위에
아침 볕이 분수와 같이 퍼붓는다.
훌륭한 아침이 아니냐?
쿵―쿵―쿵
나는 저 자식의 발자취 소리가
아주 듣기 좋아……
* 산고모 : <중산모>와 같은 말로 <꼭대기가 둥글고 높은 예장용의 서양 모자>를 뜻한다.
창백한 하늘 아래
전야(戰野)는 회색이다.
독와사(毒瓦斯)의 화끈한 입김이 휩쓸고 간다.
해골과 같이 메마른 공기가 질식한다.
바람에 휘날려
하수도의 물 위에 떠내려가는 캘린더 한 장 잘 가거라
말괄량이 1930년
강변의 도살장
날카로운 채찍이 빽빽한 공기를 찢는다.
동물들은 그 아래서 자기의 번을 기다리는 짧은 동안을 뼈다귀를 다투며 소일한다.
(오―영광이 있어라. 인류에게)
어느새 밤이 가고
먼 회색의 지평선을
붉은 웃음으로써 채우며 오는 거은 누구냐?
오―새벽이다. 새해다.
그는 비둘기와 장미와 푸른 날개와
그러한 선물을 한 수레 가득히 실은 마차를 끌고
산마루턱을 넘어온다.
보기 싫은 실망과 비관 아름다운 고양이들
너희들은 내 품에서 떠나거라. 미지근한 잠자리에나 박혀 있어라.
기름과 먼지와 피투성인
아름답다는 지나간 날은
붙잡아 목을 비틀어
차라리 페치카에 집어넣자.
쟝……
총 끝의 볼미를 닦는 일에 싫증이 난다고 하였지.
너의 참호는 너무나 어둡다.
어서 뛰어나와서 폴의 손을 잡아 주어라.
프랭크
저 자식은 산고모(山高帽)*를 둘러쓰고 조개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겠지.
이 후버의 팬
어서 너의 유리 진주의 바구닐랑 바다에 집어던지고 들로 나오렴
순이
너는 훌륭히 빛나는 살결을 가지고 있구나.
벗어 버리려무나 그런 인조견 양말은……
방금 그랜드 오르간인 푸른 바다가
뿡뿡을 시작했다.
들로 나와서 너희들은 손을 잡아라.
초하룻날은 수정의 바다다.
새벽의 별들이 주책없이 흘리고 간
흰 눈의 벨벳 위에
아침 볕이 분수와 같이 퍼붓는다.
훌륭한 아침이 아니냐?
쿵―쿵―쿵
나는 저 자식의 발자취 소리가
아주 듣기 좋아……
* 산고모 : <중산모>와 같은 말로 <꼭대기가 둥글고 높은 예장용의 서양 모자>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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