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호] 고목을 흔드는 새/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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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을 흔드는 새/길상호
숲에 들었다가 코코코코콕,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 소리를 듣고
눈길을 돌리니 팽나무 고목이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
병든 부위 새가 망치질을 할 때마다
몸속에 그어진 나이테가 출렁,
원을 그리며 퍼지고
그 물살이 껍질에 닿으면
뿌리까지 흔들리는 나무
몇 번의 망치질이 이어지면
팽팽했던 나이테 서서히 늘어지고
저 물결도 굳어 버리리라
이미 밑둥치는 뱀처럼 허물을 벗고
훌쩍 시간을 넘어 사라지고 있는
팽나무를 보고 있으면
다리 절며 걸어오는 아버지
나는 저 거대한 고목에 기대
얼마나 많은 세월을 파먹은 걸까
코코코코콕, 망치질이 나를 때린다
숲에 들었다가 코코코코콕,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 소리를 듣고
눈길을 돌리니 팽나무 고목이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
병든 부위 새가 망치질을 할 때마다
몸속에 그어진 나이테가 출렁,
원을 그리며 퍼지고
그 물살이 껍질에 닿으면
뿌리까지 흔들리는 나무
몇 번의 망치질이 이어지면
팽팽했던 나이테 서서히 늘어지고
저 물결도 굳어 버리리라
이미 밑둥치는 뱀처럼 허물을 벗고
훌쩍 시간을 넘어 사라지고 있는
팽나무를 보고 있으면
다리 절며 걸어오는 아버지
나는 저 거대한 고목에 기대
얼마나 많은 세월을 파먹은 걸까
코코코코콕, 망치질이 나를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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