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숙] 헛잠/황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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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잠/황정숙
땅속에서 수십 년을 묵었으나
수맥이 씻고 씻은 죽음은 썩지 못했다
덮친 바퀴가 차마 나가지 못한 비명을 돌아
수박통처럼 드러날 때
무덤 속에서도 도저히 컴컴해지지 않는 죽음
죽어라고 죽으려해도 죽어지지 않는 죽음
입안으로 들어가서도 미처 말이 되지 못한 말은
잠시 귀속된 시간을 벗었다 입은 것처럼
아직도 죽음으로 들어가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다
땅이 뒤집힌다
시간이 움직인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단지 묵었던 것이므로
추려진 뼈들이 흩어진 살점을 찾아
토치램프의 달궈진 머리통으로 타들어 가는 저녁
고적운 속에는 이장된 해골이 웃고 있다
뒤집힌 땅을 날고있다
수십 년이 비명으로 빠져나가고 수십 년이 한올씩 풀린다
- 2013년 <현대시>5월호 발표
땅속에서 수십 년을 묵었으나
수맥이 씻고 씻은 죽음은 썩지 못했다
덮친 바퀴가 차마 나가지 못한 비명을 돌아
수박통처럼 드러날 때
무덤 속에서도 도저히 컴컴해지지 않는 죽음
죽어라고 죽으려해도 죽어지지 않는 죽음
입안으로 들어가서도 미처 말이 되지 못한 말은
잠시 귀속된 시간을 벗었다 입은 것처럼
아직도 죽음으로 들어가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다
땅이 뒤집힌다
시간이 움직인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단지 묵었던 것이므로
추려진 뼈들이 흩어진 살점을 찾아
토치램프의 달궈진 머리통으로 타들어 가는 저녁
고적운 속에는 이장된 해골이 웃고 있다
뒤집힌 땅을 날고있다
수십 년이 비명으로 빠져나가고 수십 년이 한올씩 풀린다
- 2013년 <현대시>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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