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숙] 폐타이어/황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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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타이어/황정숙
다리와 다리를 포개고 햇빛을 먹고 있는 여자의 몸에는
돌과 아스팔트에 닿았던 자리가 드문드문 움푹 들어가 있다
막, 구름에서 벗어난 쾌청한 하늘처럼
바람이 살짝 흔들면 당장에라도 어디론가 떠날 것 같은
외과 병동 613호 적요가 여자의 신발을 신고 산책을 나왔다
절뚝이며 다가서는 그림자가 남은 지문을 없앤다
증거를 남길세라 삐꺽거리는 무릎이 앞서 간다
저만큼 소나무 가지 끝에서 매미 한 쌍이 대차게 울어댄다
그 팽팽한 울음에서 근육이 풀어져 비틀거리던 여자의 그림자가 빠져나오고
눈길이 깊어진 곳마다 지문은 선명하다
여자는 몸 밖에 있던 그림자를 안으로 불러
축 늘어진 근육에 바람을 넣고 한참 본다
폐타이어를 빵빵하게 채운 허공이 여자의 등에서 미동도 없이 구른다
다리와 다리를 포개고 햇빛을 먹고 있는 여자의 몸에는
돌과 아스팔트에 닿았던 자리가 드문드문 움푹 들어가 있다
막, 구름에서 벗어난 쾌청한 하늘처럼
바람이 살짝 흔들면 당장에라도 어디론가 떠날 것 같은
외과 병동 613호 적요가 여자의 신발을 신고 산책을 나왔다
절뚝이며 다가서는 그림자가 남은 지문을 없앤다
증거를 남길세라 삐꺽거리는 무릎이 앞서 간다
저만큼 소나무 가지 끝에서 매미 한 쌍이 대차게 울어댄다
그 팽팽한 울음에서 근육이 풀어져 비틀거리던 여자의 그림자가 빠져나오고
눈길이 깊어진 곳마다 지문은 선명하다
여자는 몸 밖에 있던 그림자를 안으로 불러
축 늘어진 근육에 바람을 넣고 한참 본다
폐타이어를 빵빵하게 채운 허공이 여자의 등에서 미동도 없이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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