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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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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황정숙 조회 284회 작성일 2023-02-23 23:41: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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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피티



화폭으로 펼쳐진 벽에는
아직 그림이 되지 못한 낙서가 있다.
무심한 공간에 생명을 넣는 퍼포먼스라서

언젠가 까루셀 공원 벽까지
소녀는 별에 찔린 하트로
공원 바닥 그림에서 튀어나올 것이다.

붉은 광장에 동상이 치켜든 깃발
커튼콜 후, 호두까기인형 같아서
도심 속 낙서가 거리의 예술이 되는 순간
뒷골목 벽마다 하루가 출렁임을 막을 수 없고.

블랙 러시안,
화이트 러시안
보드카에 커피와 우유를 넣고 흔든다
겹친 부동항의 물결로 궁극의 벽이 출렁거린다.


낙서로 가득한 벽을 끼고 숙소를 찾고 있다.

나이보다 십 년 늙어 보이던 카자흐스탄 가이드가 있어서
커피믹스 몇 개 건네받고 환하게 웃는 일그러진 입술이 있어서

그림처럼 본다.

소녀의 심장을 뚫고 나온 별들이
성 안드레아 성전 십자가의 불꽃이라서
낙서가 서둘러 빛나는 그림으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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