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집/기형도-추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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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필수 웹에디터 시작 > > > 바람의 집/기형도 > > 내 유년 시절 바람이 문풍지를 더듬던 동지의 밤이면 > 어머니는 내 머리를 당신 무릎에 뉘고 무딘 칼 끝으로 > 시퍼런 무를 깎아주시곤 하였다. 어머니 무서워요. > 저 울음소리, 어머니조차 무서워요, 얘야, > 그것은 네 속에서 울리는 소리란다. 네가 크면 너는 > 이 겨울을 그리워하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울어야 한다. > 자정 지나 앞마당에 은빛 금속처럼 서리가 깔릴 때까지 > 어머니는 마른 손으로 종잇장 같은 내 배를 자꾸만 > 쓸어내렸다. 처마 밑 시래기 한줌 부스러짐으로 천천히 > 등을 돌리던 바람의 한숨, 사위어가는 호롱불 주위로 > 방안 가득 풀풀 수십 장 입김이 날리던 밤, > 그 작은 소년과 어머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 > 웹 에디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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