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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기형도 > > 그는 어디로 갔을까 >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 눈을 감아도 보인다 > >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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