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기] 심경 9/이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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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心境) 9/이창기
- 바람이 아직 차다고
입춘 바람에 질척거리는
산그늘 잔설을 밟으며
심심해 죽겠다는 아이를 달고
백족산을 오르다
빙판 진 산 중턱 약수터 언저리
겨우내 매달려 있던 마른 잎 떨구듯
털썩 주저앉아 미끄럼 타는 아이 손 놓고
넉살 좋은 후배의 안부 전화 받다
우연히 매만진
겨울나무의 부드럽고 도톰한 어린 꽃눈
바람이 아직 차다고
가볍고 부드러운
솜털 옷 해 입혀 내보낸 그 마음
너, 알지?
-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문학과지성사, 2005)
- 바람이 아직 차다고
입춘 바람에 질척거리는
산그늘 잔설을 밟으며
심심해 죽겠다는 아이를 달고
백족산을 오르다
빙판 진 산 중턱 약수터 언저리
겨우내 매달려 있던 마른 잎 떨구듯
털썩 주저앉아 미끄럼 타는 아이 손 놓고
넉살 좋은 후배의 안부 전화 받다
우연히 매만진
겨울나무의 부드럽고 도톰한 어린 꽃눈
바람이 아직 차다고
가볍고 부드러운
솜털 옷 해 입혀 내보낸 그 마음
너, 알지?
-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문학과지성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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