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학] 잠자리/안상학
페이지 정보
본문
잠자리/안상학
잠자리는 날개를 접지 않는다
그 가을 오후
들깻잎 뒤에 붙어 비를 긋던 잠자리
날개를 접지 않고 살짝 드리운 채
꽁지로 낙숫물 지던
풍찬노숙
후배위의 짧은 사랑
새끼를 솔거한 적 없는,
전생이 깃든 연못을 선회하며
후생을 의탁하는
저 뚜렷한 윤회
날개를 멱모(幎冒) 삼아 열반에 들었을
객사한 정황이 분명한
수많은 잠자리들의 무덤은 어디인가
시체를 본 적 없지만
끝끝내 날개 접지 않았을 것이다
-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실천문학사, 2014)
잠자리는 날개를 접지 않는다
그 가을 오후
들깻잎 뒤에 붙어 비를 긋던 잠자리
날개를 접지 않고 살짝 드리운 채
꽁지로 낙숫물 지던
풍찬노숙
후배위의 짧은 사랑
새끼를 솔거한 적 없는,
전생이 깃든 연못을 선회하며
후생을 의탁하는
저 뚜렷한 윤회
날개를 멱모(幎冒) 삼아 열반에 들었을
객사한 정황이 분명한
수많은 잠자리들의 무덤은 어디인가
시체를 본 적 없지만
끝끝내 날개 접지 않았을 것이다
-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실천문학사, 201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