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무] 부드러운 복수/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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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복수/이재무
시는 삶에 대한 부드러운 복수라는데
혹, 나의 시는 내 가난한 삶에 대하여
너무 지독한 복수를 꿈꾸어 온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나는 내 생을 지나치게 분식해 왔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는 내 삶을 지나치게 연민해 왔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는 떠난 사랑에 지나치게 집착해 왔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는 한 시대 불같이 뜨거운 이념에
높고 푸른 이상에 창백한 미래에, 어쩌다
바람에 불려 가로수 가지에 매달리게 된 검은 봉지처럼
위태위태 휘둘러 왔는지 모른다
생의 바닥에 낡은 그물 고집스럽게 던져 오면서
우연히 행운의 대어가 걸려들기를 바라왔는지 모른다
시는 삶에 대한 부드러운 복수라네
나는 목청높여 과장되게 고함치고 울어 왔는지 모른다
언젠가 나는 죽을 것이고 내가 낳은
부실한 시편들 중 몇몇은 남아 죽은 나를
비웃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시는 삶에 대한 부드러운 복수라는데
혹, 나의 시는 내 가난한 삶에 대하여
너무 지독한 복수를 꿈꾸어 온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나는 내 생을 지나치게 분식해 왔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는 내 삶을 지나치게 연민해 왔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는 떠난 사랑에 지나치게 집착해 왔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는 한 시대 불같이 뜨거운 이념에
높고 푸른 이상에 창백한 미래에, 어쩌다
바람에 불려 가로수 가지에 매달리게 된 검은 봉지처럼
위태위태 휘둘러 왔는지 모른다
생의 바닥에 낡은 그물 고집스럽게 던져 오면서
우연히 행운의 대어가 걸려들기를 바라왔는지 모른다
시는 삶에 대한 부드러운 복수라네
나는 목청높여 과장되게 고함치고 울어 왔는지 모른다
언젠가 나는 죽을 것이고 내가 낳은
부실한 시편들 중 몇몇은 남아 죽은 나를
비웃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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