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이재무 > 아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699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446
  • H
  • HOME

 

[이재무] 상처/이재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416회 작성일 2025-01-30 11:32:45 댓글 0

본문

상처/이재무

참, 나무가 앓고 있다
신음도 없이 표정도 없이
참나무의 허리
그의 몸, 저 깊은 곳으로부터
진물이 흐르고 있다

진물이 먹여 살리던 식구들을 기억한다
가장의 진액은 그러므로 울음이 아니다
식량이다

나무도 상처가 아물 때
가려움을 느낄까
가려워서 마구 잎을 피우고
가지 흔들어댈까

상처 없이 미끈한 나무가 떨군 열매 믿을 수가 없다
가려워서 어디든 몸을 문대고 비비고 싶은
생의 상처여,
낫지 말아라
몸 속의 너를 보낼 수 없다
상처는 기억이고 반성이고 부활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