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무] 저녁이 온다/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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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온다/이재무
쿨럭쿨럭 각혈하듯
검붉은 저녁 절뚝거리고 온다
공원의 숲속 문득 적막해지고
저녁은 쿨럭쿨럭
한바탕 함박눈 쏟아놓을 듯
잔뜩 흐려 있다
이런 날은 어디 먼데서
수 년 소식 끊긴 인척
기우뚱, 열려있는 철대문 사이로
낮달처럼 창백한 얼굴 슬그머니 들이밀 것만 같다
쿨럭쿨럭 어제 보다 더 크게
접촉 불량의 형광등처럼 그렁그렁
앓는 소리로 저녁이 성큼,
내 속의 그늘로 들어서고 있다
이재무시집『저녁 6시』창비시선
쿨럭쿨럭 각혈하듯
검붉은 저녁 절뚝거리고 온다
공원의 숲속 문득 적막해지고
저녁은 쿨럭쿨럭
한바탕 함박눈 쏟아놓을 듯
잔뜩 흐려 있다
이런 날은 어디 먼데서
수 년 소식 끊긴 인척
기우뚱, 열려있는 철대문 사이로
낮달처럼 창백한 얼굴 슬그머니 들이밀 것만 같다
쿨럭쿨럭 어제 보다 더 크게
접촉 불량의 형광등처럼 그렁그렁
앓는 소리로 저녁이 성큼,
내 속의 그늘로 들어서고 있다
이재무시집『저녁 6시』창비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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