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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원] 풀벌레 울 때/송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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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6회 작성일 2025-04-18 10:32:4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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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울 때/송기원

나이 사십에 접어드니, 그리움도
저 풀벌레 울음소리를 닮아
시들어 땅에 깔리는 잔풀들 사이에서
들릴 듯 말 듯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봅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가쁜 시절에
먼 곳으로 떠나거나 혹은 숨어서
그리운 이들은 모습이 없고, 차마 떠나지 못해
캄캄한 어둠으로 이 땅을 헤매는 이들의 신음소리만
내가 부르는 소리에 섞여 옵니다.
신음소리의 맨 끝에서
병든 그대 또한 안간힘으로
내가 부르는 소리에 섞여 옵니다.

- 『마음속 붉은 꽃잎』(창작과비평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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