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효근] 수련이 지는 법/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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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이 지는 법/복효근
수련은 질 때
꼿꼿하게 수면 위로 뻗어 올렸던
꽃대에 힘을 빼버린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오므린 꽃을 제 뿌리 곁에 묻는다
뿌리에서 꺼낸 빛깔과 향기를
다시 거두어 제 어미에 젖을 물리는 것이다
왔던 길 되짚어 돌아간다
발자국마저 지우고
없었던 그 자리 찾아간다
가장 거룩한 신화를 바람 위에 쓴다
가장 아름다운 자화상을 물 위에 그린다
제 주검을 제가 치우고 가는
완전연소 차가운 불꽃의 생
- 복효근,『따뜻한 외면』(실천문학사, 2013)
수련은 질 때
꼿꼿하게 수면 위로 뻗어 올렸던
꽃대에 힘을 빼버린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오므린 꽃을 제 뿌리 곁에 묻는다
뿌리에서 꺼낸 빛깔과 향기를
다시 거두어 제 어미에 젖을 물리는 것이다
왔던 길 되짚어 돌아간다
발자국마저 지우고
없었던 그 자리 찾아간다
가장 거룩한 신화를 바람 위에 쓴다
가장 아름다운 자화상을 물 위에 그린다
제 주검을 제가 치우고 가는
완전연소 차가운 불꽃의 생
- 복효근,『따뜻한 외면』(실천문학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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