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한 장/배영옥 > 바

벽돌 한 장/배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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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안에 갓난아기도 아니고
착착 쌓은 폐지 꾸러미도 아닌,
벽돌 한 장 달랑 태우시고 가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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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한 몸 지탱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무게가
벽돌 한 장의 무게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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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돌 한 장이
할머니를 겨우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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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한 걸음으로
이쪽으로 저쪽으로 옮겨 다니는 유모차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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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벼운 생은 뒤로 벌렁 넘어질 수 있다
한평생 남은 것이라곤 벽돌 한 장밖에 없다는 듯이
허리 한 번 펴고 더 굽어지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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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한 장이 할머니를 고이고이 모셔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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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뭇별이 총총』(실천문학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