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향림] 오르락내리락/노향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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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락내리락/노향림
- 김종삼
정릉 산동네 납작집에서
그는 평생토록 살았네
지붕 한쪽이 기울대로 기울어
말년까지 그가 유일하게 한 일은
바람에 지붕 날아가지 말라고
벽돌 한장 주워 점퍼 호주머니에 넣고 온 일이었네
그러고는 가난한 시인학교만 다니며
빈 파이프 문 채
한적한 산동네 길을 오르락내리락
눈 많이 내려도 따뜻하기만 한
머나먼 스와니강이랑 요단강이랑
눈이 부시도록 햇살 맑은 날이면
마음 놓고 찰랑이는 햇살
윗옷 안주머니에 소중하게 접어 넣고는
스와니강이랑 요단강이랑
오르락내리락했네
- 『푸른 편지』(창비, 2019)
- 김종삼
정릉 산동네 납작집에서
그는 평생토록 살았네
지붕 한쪽이 기울대로 기울어
말년까지 그가 유일하게 한 일은
바람에 지붕 날아가지 말라고
벽돌 한장 주워 점퍼 호주머니에 넣고 온 일이었네
그러고는 가난한 시인학교만 다니며
빈 파이프 문 채
한적한 산동네 길을 오르락내리락
눈 많이 내려도 따뜻하기만 한
머나먼 스와니강이랑 요단강이랑
눈이 부시도록 햇살 맑은 날이면
마음 놓고 찰랑이는 햇살
윗옷 안주머니에 소중하게 접어 넣고는
스와니강이랑 요단강이랑
오르락내리락했네
- 『푸른 편지』(창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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