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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잎/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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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9회 작성일 2025-04-02 18:08: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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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최영철
 - 푸조나무 아래

잎 하나 피우는 내 등뒤로
한 번은 당신 샛별로 오고
한 번은 당신 소나기로 오고
그때마다 가시는 길 바라보느라
이렇게 많은 가지를 뻗었답니다

잎 하나 떨구는 발꿈치 아래
한 번은 당신 나그네로 오고
한 번은 당신 남의 님으로 오고
그때마다 아픔을 숨기느라
이렇게 많은 옹이를 남겼답니다

오늘 연초록 벌레로 오신 당신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이렇게 많은 잎을 피웠답니다.

- 최영철,『일광욕하는 가구』(문학과지성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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