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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과 개미/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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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을 들여다보니 그 속
개미 서너 마리가 들어있다
하느님은 가장 작은 너희들에게 나팔꽃을 불게 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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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은 천천히 하늘로 기어오르고
하루하루의 푸른 넝쿨줄기,
개미의 걸음을 따라가면
나팔꽃의 환한 목젖
그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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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어깨에 저보다 큰 나팔꽃을 둘러메고
둥둥, 하늘북 소리를 따라
입 안 가득 채운 입김을 꽃 속에 불어넣으니
아, 이 아침은 온통 강림하는
보랏빛 나팔 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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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민,『악어』(실천문학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