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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눈주름 악보/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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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52회 작성일 2025-04-06 16:33:0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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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주름 악보/공광규​

​이른 봄날 오후
벚나무 꽃그늘 돗자리 위에서
모로 누워 자는 아내의 눈주름을 본다

햇볕도 그늘을 만들고
꽃나무도 그늘을 거느리는 걸 보면
아내에게도 그늘이 많았을 것이다

꽃나무 가지에 앉았던 바람이 깃을 치자
눈주름 위에 음표로 내려앉는
꽃잎 몇장

저녁이 와서
노을 한 폭 개어다 덮어주는데
낡은 몸에서 오래된 풍금 소리가 터져나온다

​- 공광규,『담장을 허물다』(창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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