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와 지난 밤/길상호 > ㄱ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605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352
  • H
  • HOME

 

[길상호] 모과와 지난 밤/길상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408회 작성일 2025-03-09 13:10:00 댓글 0

본문

모과와 지난 밤/길상호   

바닥을 듣느라 욕창이 번진 왼쪽 뺨,
그 아픈 얼굴을 어찌할 수 없었다
 
당신은 그날 밤 고개를 돌리고
아무도 모르게 슬쩍 울 생각이었겠지만
 
한 방울의 향기가
이미 어둠을 다 적셔놓고 말았다
 
남은 한쪽으로만 흘리는 눈물은
세상에 남은 내가 닦아줄 수 없는 것,
 
모과를 땅으로 돌려보내고 나서도
향기는 늘 유언처럼 창턱에 앉아있었다
 
이제 커튼을 덧칠해놓은 달빛에 깨어나
뜨거운 모과차를 마시는 일은
 
숨결 없는 그 밤을 되살리기 위한
고요하고 쓸쓸한 나만의 의식
 
창문을 열면 오늘도
창백한 달이 왼쪽 뺨도 없이 떠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