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안] 체식주의자/이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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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식주의자/이슬안
비트를 갈아 마시는 아침
이빨 사이로 흥건히 고인 붉은 즙
유린 된 자궁서 튀어나온 피처럼
내 하얀 블라우스 위에 튀었어
오! 십팔
푸성귀 팔을 꺾어 한입 크기로 잘랐지
뒤로 결박된 까까머리 교련복
그 애 담은 관처럼 흰 접시 위에
채소의 주검들 포개 올려놓았어
토마토 붉은 머리 으깨어 담는
지금은 어둠이 몰려오는
오! 후~ 18시
어두운 밤, 어린 허브의 힘줄 끊어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었어
심해에 가라앉은 잎들의 파란 비명
나는 불면을 깨물며 멀건 티비를 보았지
아버지 50 나는 18세, 그날부터
우유도 계란도 끊은 비건이 되었지만
채소의 숨통 끊어
비명소리 갈아 마시고 팔다리 분질러 먹는
체식주의자體食主義者가 되었지
그날 도청 갔다 총상 입은 아버지
5세로 살다 가시고 나는 지금껏 주름진 18세
비트를 갈아 마시는 아침
이빨 사이로 흥건히 고인 붉은 즙
유린 된 자궁서 튀어나온 피처럼
내 하얀 블라우스 위에 튀었어
오! 십팔
푸성귀 팔을 꺾어 한입 크기로 잘랐지
뒤로 결박된 까까머리 교련복
그 애 담은 관처럼 흰 접시 위에
채소의 주검들 포개 올려놓았어
토마토 붉은 머리 으깨어 담는
지금은 어둠이 몰려오는
오! 후~ 18시
어두운 밤, 어린 허브의 힘줄 끊어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었어
심해에 가라앉은 잎들의 파란 비명
나는 불면을 깨물며 멀건 티비를 보았지
아버지 50 나는 18세, 그날부터
우유도 계란도 끊은 비건이 되었지만
채소의 숨통 끊어
비명소리 갈아 마시고 팔다리 분질러 먹는
체식주의자體食主義者가 되었지
그날 도청 갔다 총상 입은 아버지
5세로 살다 가시고 나는 지금껏 주름진 1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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