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안] 고문/이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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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이슬안
진한 불빛 아래 묶였다
추행처럼 혀를 짓누르며 들어오는 찬 쇠막대기,
물이 쏟아진다
심문은 길어지고 눈꺼풀이 풀린다
절대 말하지 않을 거다
숨 쉴 수 없는 몸이 발버둥 칠 준비를 한다
나의 신경은 뷔페*의 선線보다
더 가늘고 길게 곤두선다
아가리 속으로 솜뭉치가 채워진다
입이 막힌 동물은 코로도 숨 쉴 수 없다
돈을 잔뜩 쥐어주고 나서야
치과에서 겨우 방면되었다
오후 다섯 시 오십 분쯤이었다
기진맥진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생의 어금니가 와르르 무너져 내린 날
무엇도 삼킬 수 없었지만
곱씹으며 견딘 잇몸이 단단히 버티어 주었다
* 프랑스의 화가 베르나르 뷔페
[이 게시물은 이창민님에 의해 2025-03-31 15:13:25 이미루의 시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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