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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019년 한라일보 신춘문예]소/김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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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1회 작성일 2025-04-12 00:03: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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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김윤진

고양이소에서 정말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당신은 물웅덩이를 지켰다. 짙은 녹색의 고양이소처럼 당신의 집은 고양이의 눈처럼 깊고 고요하다.

가만히 있다가도 다이빙하거나 발을 헛디뎌서 누가 그 깊이를 만지면, 털을 바짝 세우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가릉, 하고 울어댔다. 몸을 으스스 떨며 건져 올린 신발의 개수를 일지에 적어넣는 것이 여름 당번의 일. 개학 후 신발의 개수만큼 책상이 비고, 당신이 지키지 못한 동생들은 집을 떠나고

당신은 항상 깊이를 알 수 없어. 두근대는 소에서 산다. 꿈 속에 당신의 아비는 칼을 들고 쫓아오고, 또 하나  당신의 아비는 발목이 부러진 당신을 부축하고,  한 손에는 칼을 들고 한 손은 당신 어깨를 감싸고, 파도가 되었다가 호수가 되었다가 그저 무지개 장화를 신은 아이들의 퐁당거리는 빗물이 되었다가, 당신마저 발을 담그면 세숫대야 물은 심층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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