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염소/장대송 > 자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1,040
어제
545
최대
3,544
전체
348,712
  • H
  • HOME

 

[장대송] 늙은 염소/장대송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39회 작성일 2025-05-30 17:29:22 댓글 0

본문

늙은 염소/장대송

주름진 갯벌 너머
무인도를 오만스럽게 쳐다보는 눈빛이 당당하여 아름답다
해가 지났어도 털갈이를 못해
희고 억센 凶服을 걸치고
유령게처럼 포구로 흘러들지 못해 땅속으로 스미는 물을 밟고 서 있다
분비선을 빠져나오지 못한 액체 때문에
눈 주위는 건선에 시달리지만
거드름을 피우며 서 있는 몸짓,
그는 비닐도 거뜬히 소화시키는 위를 가진 것이 분명하다
언뜻 곁눈질로 볼 때면
먼 바다에서 온 濕生
무인도처럼 당당하여 아름답다

*濕生(습생): 습한 곳에서 태어나는 생물(옮기면서)​

- 『옛날 녹천으로 갔다』(창작과비평사, 199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